본문 바로가기

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삼학기] 06. 마케팅 리서치 (营销研究)

06. 마케팅 리서치 (营销研究)

1-11, 2학점

토요일 9:00-11:25

육교관(六教6A205

시에짠 (谢赞) 교수

더 늦기전에 MBA 유학기를 쓰자고 결심하고, 목차를 강의별로 리스트업하고 내용은 각 강의소개와 수업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위주로 적기로 결정했다. 오래전부터 완성하고자 했던 과업이었으니 신나게 또 열심히 여기까지 써왔는데 마케팅 리서치에 대한 내용을 쓰기 전 갑자기 글이 쓰기 싫어지고 글쓰기를 하루 이틀 뒤로 미루게 되더니 급기야 오늘은 몸 컨디션도 안좋고 만사가 다 귀찮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3학기 보다 1년 앞선 시점인 1학기의 수업들도 다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유독 마케팅연구는 내 머릿속에 거의 기억이 없어서, 아마도 내 몸이 글쓰기를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시에짠 교수님은 북경대에서 학부를 나오시고 청화대에서 박사를 마치신 분으로 딱 보기에도 반짝반짝 천재로 보이시는 분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강의를 그렇게 흡인력있게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3학기에 들어서면 필수과목 위주인 1,2학기와 달리 대부분 선택과목 위주라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열의가 많이 떨어진다. 이런저런 핑계로 수업에 빠지고 과제를 할 때 슬쩍 무임승차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대리출석을 부탁하는 친구들도 많아진다. 출석 체크는 대부분 수업을 시작할 때 혹은 쉬는시간에 조교가 있는 곳에 가서 학번과 이름을 쓰는 것으로 대신하는데, 가끔 한명이 담당한 대리출석 명수가 너무 많아 필체를 바꾸는데도 한계가 있기에 조교에게 들키기도 하고, 교수님이 호명할 때 자리에 없어서 들키기도 하는 등 각종 위기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谢赞博士,1991年至今任清华大学经济管理学院市场营销系助理教授。1985年获得北京大学学士学位,2005年获得清华大学博士学位。目前在清华大学经管学院讲授营销管理、消费者行为、营销研究等课程。

主要研究领域包括营销策略、消费者行为、市场调查、产品质量测量、消费者满意度等。参与了如“中国消费者满意度指数构建方法研究”,“中国用户满意度指数的构建研究”“女性商品消费者满意度测评” 等国家级科研项目。 在数理统计与管理,中国软科学, 南开管理评论等权威期刊发表了大量论文。并合著有在学术界广受推崇的《产品管理》一书。

 

그래도 중국에서 MBA를 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어떤 때 감동적이기까지 한 것은 적어도 우리 F2반 전체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이 정말 강해서, 조금 뺀질이 같이 자주 수업에 빠지거나 무임승차하려는 친구들이 있어도 왠만하면 다 포용하고, 대리출석이건 대리 과제제출이건 늘 서로 진심으로 도와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믿고 의지하고 낙오하지 않도록 밀어주고 끌어주는 시스템이 아주 굳건히 형성되어 있었다. 당시 그런 공동체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이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사심이나 어떤 목적성을 띄고 네트워킹을 하는 게 아니라 만나면 반갑고 즐겁고 서로 도와주려고 안달나 하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마케팅 리서치 과목은 각 마케팅 리서치 방법과 그 기본 프로세스에 대한 소개, 설문조사 방법을 이용한 실습과 그 결과에 대한 통계 및 결론도출, 최종 리포트 제출로 이루어 졌다. 우리반으로 이루어진 우리팀은 (우리반은 어느 선택과목에서건 당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반끼리 팀을 이루었다.) 노트북을 목표 제품으로 정하여 각 노트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SPSS 프로그램을 돌려 관련 보고서를 팀과제로 제출하였다. 나는 팀과제에서는 어떻게 가장 쉬운 부분을 맡아 몸으로 때우고(?) 무사히 통과했으나 문제는 개인과제였다.

 

처음에는 나도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사전에 결석이란 없었다. 전과목 개근상이 있었으면 바로 내가 받았어야 할터. 그런데 수업에 출석하는 것과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처음에는 관심있게 듣기 시작했던 수업이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SPSS 프로그램을 돌리고 샘플을 추출하고 인수를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점점 뇌사상태로 빠져들고 있었다. 은행에 대한 설문조사 개인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나로써는 피가 바짝 마를 일이었다.

 

부끄럽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당시 나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의 남편 리우멍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파이낸스 쪽으로 전공방향을 정해서 마케팅과 전혀 관련이 없던 친구를 수업 중반부부터는 아예 출석을 시키고 (그것도 토요일 아침수업을!) 교수님의 수업을 듣게 했다. 내가 하도 울고불며 사정을 하니 진짜 과락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남편도 한몸 희생하였던 것이다. 수학과 출신의 리우멍은 통계프로그램을 술술 돌리더니 쓱쓱 분석을 해서 대~충 과제를 대신해 주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과제를 도와주기도 했다. 당시 한명의 잉여인력 출현으로 우리반 친구들은 신나서 리우멍에게 대출부탁을 했다.

 

내 머릿속에 이 과목에 대한 기억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떳떳하지 않으니 잠재의식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을수 밖에. 86점이라는 점수로 본 과목을 무사히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