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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삼학기] 05. 인터넷마케팅 (网络营销)

05. 인터넷마케팅 (网络营销)

1-8, 2학점

수요일 19:20-21:45

육교관(六教6A407

지앙쉬핑 (姜旭平) 교수

网络整合营销传播》, 姜旭平著清华出版社,2007

3학기는 본격적으로 선택과목을 듣는 학기이다. 나는 마케팅쪽으로 전공방향을 정하고 그 중에서도 인터넷마케팅에 포커싱을 두고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기로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였다. 지앙쉬핑 교수님은 3학기에 두 개의 과목을 오픈하셨는데 하나는 이 인터넷마케팅이고 다른 하나는 신매체마케팅으로 전반 8주와 후반 8주로 나누어 강의를 진행하셨다. 나는 두 과목 모두를 선택해서 수강했다.

 

지앙교수님은 내가 수업을 들은 교수님들 가운데는 가장 교수님같은 멋스러움이 느껴지셨던 분으로 연세가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180이 넘는 큰키에 언제나 말끔한 정장을 입고 강의를 하러 오셔서 여느 교수님께 느껴지지 않는 카리스마가 팍팍 풍기는 분이었다. 가끔 자다가 금방 나오신 것 같이 뒷머리가 눌린 상태로 강의에 들어오시는 교수님도 있었으니 그런 교수님들과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평가는 80%가 개인과제, 나머지 20%가 출석 등 평소성적이었다. 매주 수업에 과제가 있는 건 아니어서 수업을 듣는 마음은 편했지만 개인과제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수업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과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마음에 점점 부담이 커졌다.



수업은 인터넷마케팅의 정의, 추세, 전통마케팅과의 차이점, 이 커머스 사이트들의 운영과정 등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해당내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설명 위주로 진행되었다. 타오바오, 알리바바, 아마존 등 인터넷 비즈니스가 연일 유례없는 성공가도를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관심도도 높아 강의실은 항상 만원이었다. 당시 타오바오의 창업자 마윈은 비즈니스 계에서는 거의 중국의 빌 게이츠 수준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중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일단 인구수의 차이만큼 인터넷 유저수가 다르고 때문에 인터넷 비즈니스 규모 자체가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네이버나 다음이 검색엔진을 독식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외국업체를 포함한 여러 업체들이 검색시장을 나누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도 다르다. 비즈니스 시장도 로컬 업체들이 중국현지 상황에 따라 각 업종에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열고 있는 상황이다.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전에는 몰랐던 이론적인 부분을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스스로도 교재 예복습과 자습을 꾸준히 병행했다. 특히나 중국의 현지 케이스에 대한 교수님의 생생한 설명은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의기간 중에 한국에서 방문교수로 이 수업을 참관하러 오신 교수님이 있었다. 지앙교수님은 수업이 끝나고 나를 불러 이 교수님의 방문기간 동안 언어 등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겠냐고 했다. 나는 당연히 좋은기회라고 생각하고 흔쾌히 대답했고, 아니나 다를까 개인적으로 교수님의 수업시간 외의 연구과정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나중에 논문 지도교수님으로 지앙교수님을 청할 수 있게 되었다. 한번은 얼마전에 한국에 방문하셨던 경험을 얘기해 주셨는데, 솔직히 경복궁과 덕수궁을 보고 규모가 너무 작아 실망했다는 말씀과 유적지나 유물을 보니 한국도 과거 한자문화권이던데, 중국문화와 차이를 잘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에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나만의 답안을 가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과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고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으로 작성했다. 교수님께서 리포트 내용에 관심을 많이 보이셨고 그래서 나중에 이 과제를 디벨롭해서 논문으로 작성하였다. 인터넷마케팅은 MBA 전과목 중에 가장 높은 점수인 95점이라는 성적을 내게 안겨주었다. 단일 성적으로 전체 MBA 학생들 중에서도 거의 1,2등에 가까운 점수였다. 처음 입학해서 얼마 안 되었을 당시 수업에 들어가면 숨도 제대로 못 쉬던 내가 이런 성적을 받는 날이 오다니, 믿기지 않았다.

 

 

김지영 칼럼니스트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