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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교실밖 에피소드 6 – 내사랑 꼬치집

교실밖 에피소드 6 – 내사랑 꼬치집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두 개가 있는데 그건 바로맥주발맛사지이다. 맥주는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600ml 큰 병이 수퍼에서 구입하면 한국돈 약 700원정도, 비싸도 1000원을 넘지 않고 더 저렴한 것도 있다. 식당에서 주문해서 마셔도 저렴한 곳은 2000원 정도 비싼 곳도 3000원 수준을 넘지는 않는다.

 

청화대 살면서 그곳 생활이 즐겁고 또 지금도 그리운 것은, 생활하기 편한 환경과아늑함, 그리고 친한 친구들과 같이 가서 왁자지껄 떠들던 맛있는 식당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북문 바로앞에 위치한 츨샹위엔 翅香园 이라는 꼬치집이다. 처음에는 그런 식당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반회식 장소로 몇 번 가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 본 그곳의 인상은 한마디로 북새통 시장, 아니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 소음이 혼을 쏙 빼 놓았다. 그리고 플라스틱 컵과 접시, 일회용 나무젓가락에서 싸구려 식당이라는 느낌이 팍팍왔다. 바닥은 기름기 많은 음식들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곧 넘어질 것 같이 미끌미끌 했다. 손님은 99.9% 청화대 학생들!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종업원이 작은 글씨의 메뉴가 잔뜩 적힌,나같은 애들은 줘도 무슨 메뉴인지 몰라 못시켜 먹을 종이 한 장과 연필을 가져다 주는데 거기에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의 수량을 적어서 종업원에게 전달해 주면 된다.

 

그런데 잠깐, 여기 가격이 너무 서프라이즈~! 맥주 한병이 한국돈 1000원도 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주 메뉴인 양꼬치, 닭날개, 닭꼬치, 닭똥집, 기타야채 꼬치들도 어찌나 싸고 맛도 기가 막힌지. 금방 나온 매운 양념이 살살 뿌려진 양꼬치와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시면, 캬아~! 그맛은 정말 일품이다.

 

 

 

보통 꼬치는 직사각형 양은 쟁반에 담아서 내어 오는데, 여러명이 함께 가면 꼬치들이 산처럼 쌓여 나오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다. 이걸 언제 다먹나 싶지만 대게 이런저런 수다를 떨면서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아주 큰소리로 말해야 한다.) 맥주나 혹은 음료수와 함께 먹다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고 우리 앞에는 빈 꼬치만 수북히 남아있다.

 

워낙 손님이 많아서 금요일 저녁 같은 경우는 정말 일찍 가야 자리를 잡을 수 있는데, 학생들이 모두 자전거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식당 앞에 자전거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어 가끔은 자전거 댈 곳이 없을 때도 있다. 중국은 밤 열시 정도면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지만 여기는 새벽 늦게까지 영업하고 위치도 교문 바로 앞이라 나에겐 베스트였다. 나는 이 꼬치집을 너무 좋아해서 틈만 나면 남편에게 여기를 가자고 했다. 여름에도 좋지만 한겨울에 꼬치와 함께 먹는 머리가 띵해질 만큼 차가운 맥주는 정말 맛있다. 내가 좋아하던 북문앞 꼬치집. 아직 잘 있는지 한 번 가보고 싶다.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