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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삼학기] 01. 3학기의 시작

01. 3학기의 시작

 

1학기는 정말 숨도 쉬기 힘들 정도의 긴장의 연속이었다면 2학기는 그보다 조금은 안정된 느낌 그리고 3학기는 벌써 졸업을 준비하는 느낌이 시작되는 학기였다. 스트레스 지수를 100점으로 환산하자면 1학기는 100을 초과한 120점 정도 2학기는 80점 정도 3학기는 60점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2학기는 필수과목을 듣고, 토론과 과제를 하고, 여러가지 행사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3학기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대신 스스로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항상 뭉쳐다니던 친구들도 슬슬 개인적인 일들로 바빠지는 것이 이 시기이다.

 

방학동안에 대부분의 중국 친구들은 인턴십을 하는데 막상 중국현지에는 외국인인 우리들이 참여할 만한 인턴십 기회는 거의 없는 편이다. 그리고 교환학생으로 발탁된 친구들이 해당학교로 떠나는 시기도 3학기라서 3학기 부터는 인적구성이 많이 달라진다. 수업도 대부분 전공선택 과목이라 재직반인 P반과 같이 듣게 시간이 안배되어 저녁에 몰려있는 편이다. 나도 바쁘게 온라인으로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서칭하고 이력서를 내기도 하고, 각종 리크루팅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CDC(직업발전중심)에 가서 구직관련 상담을 하기도 했다. 낮에는 중국어 1:1 과외를 따로 받고 학원도 추가로 다녔다. 언어는 정말 해도해도 끝이 없었다.

 

이제까지 열심히 공부했는데 졸업하고 과연 내가 가고 싶은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늘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기분이 들던 때였다. 조금 덜 스트레스 받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남은 학생생활을 즐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3학기는 후배들이 들어오는 학기이기도 하다. 뉴페이스들을 보니 우리도 저런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롭기도 하고 또 막 시작한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물론 다시 새로 일년을 하라고 하면 다시 못할 것 만큼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지만 말이다. 방학동안 09학번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 조직위원회 및 코치 지원자를 뽑았다. 사실 나는 오리엔테이션 코치를 하겠다는 의욕도 없었고 부족한 중국어로 어떻게 신입생들을 지도까지 할까 싶어 자신도 없었는데, 허원(何雯)이 이것도 경험이니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하고 같이 팀을 맡아서 하면 자기가 많이 도와줄 수 있으니 괜찮다고 해서 코치에 지원하게 되었다. 08년 인상 깊었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으로 MBA 생활을 시작한 것 처럼 3학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09년 여름 학교 캠퍼스

 

김지영 칼럼니스트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