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MBA

[김지영 칼럼][중국 MBA/이학기] 09. 소비행위학 消费行为学

09. 소비행위학 消费行为学 (선택) 

 

1-8, 2학점

수요일 18:30-21:55

육교관(六教 6A211

消费行为学机械工业出版社, 2007

천롱(陈荣) 교수

 

MBA 전체 과정은 총 54학점이상을 이수하고 그 중에 36학점은 필수과목으로, 1학점은학술활동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으로, 나머지 17학점은 선택과목으로 이수한다. 나는 전공을 마케팅으로 정하였고 소비행위학 수업은 처음으로 듣는 선택과목이었다. 필수과목은 우리반 53명이 늘 같이 듣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어려운수업을 듣더라도 도와줄 친구들이 있다는 생각에 약간은 안심하는 구석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선택과목은 다른 반들과 다 같이 듣는 수업이다 보니 낯선 환경이 걱정이 되기도 했고 과연 내가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또하나 새로운 관문에들어선 기분이었다.

 

소비행위학을 강의하신 천롱 교수님은 홍콩중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수학하신 분으로 자신감, 전문가다움, 그리고 엄격함이 느껴지는 분이셨다. 소비행위학은 마케팅에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다양한 원인과 요소에 대해 여러가지 툴을 이용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마케팅에 이용하게 하는 과목이다.

 

 

 

 

평가는 수업참여 20%, 개인과제 20%, 조별과제 20%, 조별 PT 20%로 이루어 졌는데, 팀은 자동으로 우리반에서 이 과목을 선택한 친구들끼리 뭉쳐서 만들어졌다. 우리팀이맡은 첫번째 과제는 세제가 필요없는 세탁기에 대한 분석이었고 두번째 과제는 남성 소비자들의 샴푸선택에 대한 분석이었다. 내가 관심있는 마케팅 관련 과목이다 보니 더 열심히 수업을 듣고 과제에 참여한 점도 있었지만 실제로 수업을 들으면서 중국시장에서의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대해 많이 사고할 수 있었다. 수업에서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많이 얻기도 했다.

 

중국시장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식에 길들여진 사고로는 중국시장을 재패할 수 없다는것이 내 생각이다.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는지를 잘 알아야지만 중국시장에서 살아 남을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해당 수업도 계속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방식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한국기업 실폐사례를 예를 들어보겠다. 고급 진공청소기를 출시하여 대대적으로 홍보를 펼쳤던 모 전자회사가 있다. 중국은 중산층 이상이면 대부분 직접 청소를 하지 않는다. 가정부 인건비가 워낙싸고 인력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사람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청소용품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다. 청소용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집에서 직접 청소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오히려 드러내 놓고 사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하이엔드 진공청소기를 출시했으니시장의 반응은 냉담했고 해당제품은 바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냉장고 시장도 한국과 정말 다른 시장중의 하나이다. 한국은 이미 투도어 냉장고가 보편화 되어 있고 용량도 크면 클수록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잘 팔린다. 투도어 냉장고에 김치냉장고까지 보통 한 집에 냉장고 2대는 기본이고 추가로 한 대 더 있는 집도 많다. 중국은 다르다. 우선 기본적으로 찬물과 찬음료수를 거의 먹지 않고, 일반적으로 매일 장을 봐서 요리를 한다. 끼니 때 마다 해먹고 남은 음식은 버리는 문화이다 보니 큰 냉장고가 필요하지 않다. 처음 중국에 갔을 때 한여름에도 땀을 뻘뻘흘리며 뜨거운 차를 마시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며 어찌나 이해가 안 되던지, 그들 역시 한겨울에도 얼음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나를 마치 외계인 쳐다보듯이 쳐다보곤 했다.    

 

실제로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도 많지만 실폐사례는 더 많다. 한국기업들도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이라며 너나없이 진출했지만 정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중국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현지화 없이는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소비자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이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나의 경험상 한국기업들 중에 중국 소비자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SPSS등의 분석 툴에 대해서 하나하나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소득이었다. 지금은 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말이다. 최종 89점으로 과목을 마무리했다.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