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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중국 MBA/이학기] 07. 거시경제(사회주의 경제이론과 실천) 社会主义经济理论与实践

07. 거시경제(사회주의 경제이론과 실천) 社会主义经济理论与实践  

 

1-16, 3학점

금요일 9:50-12:15

육교관(六6A403

《中国宏观经济分析—多媒体教学课件》(刘玲玲,清华大学经济管理学院主页讨论区)

리우링링(刘玲玲) 교수

 

거시경제 수업은 원 강의명인 사회주의 경제이론과 실천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는 수업이다. 어떻게 보면 MBA 과정 중에서 가장 중국스러운 수업이었고, 그래서 중국사람들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세계경제에서 어떤 위치에 서고 싶어하는지 몸소 듣고 느낄 수 있는 수업이었다.

 

북경은 중국의 행정, 정치의 수도인만큼 관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관직 출신이 많다. 북경에서는 구멍난 런닝을 입고 길가에 앉아있는 할아버지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알고보면 퇴역한 장성이나 고관 출신일지도 모른다는 농담이 있다. 리우링링교수님은 수업전부터 바깥분이 어느성의 부성장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친구들은 그 정도 위치면 파워가 어느 정도 라는 둥, 대단한 남편을 두신 교수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 한국도 마찬가지 이지만 중국역시 정부 고위직의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고 사회이슈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배경을 둔 교수님이 그리 달갑게 보이진 않았다. 다른 비청화대 출신 교수님들을 보면서는 얼마나 실력이 좋으시길래 청화대를 나오지 않고도 청화대 교수가 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리우링링 교수님을 보면서는 왠지 일반인은 근접할 수 없는 꽌시를 활용하여 교수직까지 오르신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아무튼 교수님은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과 같은 자세로 마치 종교를 전파하듯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그리 심각하게 듣지 않고 가볍고 재미있게 듣는 것 같았지만, 나는 몇 번이나 교수님 발언이 너무 심하게 중국 중심적이고 그들의 대국주의 사상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듣고 있기가 거북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얼마전에 미국으로 학술회의를 간 적이 있는데, 중국사람들이 다들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촬영을 하고 또 노트북으로 자료를 바로 바로 보내는 모습을 본 미국사람들이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놀라워하고 부러워했다는 둥, 지금 유럽이건 미국이건 중국사람들이 진출해 있지 않은데가 없는데, 중국인들의 가장 큰 강점은 막강한 인구이니 세계각지에서 자손들을 많이 낳아 전세계를 중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둥 (상상만해도 무서운 생각이긴 하지만, 현실을 보면 완전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세계에서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인들 덕분에 이제 아무도 중국을 무시할 수 없으니 중국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어야 한다는 둥,등등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이런 얘기들을 하셨다.

 

우선 청화대 교수라는 사람이 MBA 수업에서 이런 얘기들을 버젓이 할 정도로 중국의 파워가 강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국력이 있기 때문에 얼마전까지 볼 수 없었던 세계 무대에서의자신감이 이런 발언과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일테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래서 장기적인 비젼을 보고 나 스스로 중국을 선택했고 중국에 MBA를 하러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급부상하는 중국에 비해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역할과 한국인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규모에 있어서 중국은 이미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고 경제수준이나 기술의 수준에 있어서도 거의 한국을 따라잡고있다. 언젠가 그마저 중국에 역전될지도 모른다. 중국에 온많은 한국사람들이 중국사람들의 비위생, 낮은 에티켓 수준, 열악한 인프라, 모조품의 천국인 점을 비판한다. 그러나 우리 잘났다고 거들먹 거리고 중국사람들을 무시하는 패턴을 바꾸지 않고, 그냥 하던대로 한다면 언젠가 과거 역대 왕조들처럼 중국에 조공이나 바치는 속국 비슷한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평가는 40%는 개인과제, 60%는기말고사 시험으로 나뉘어 평가되었고, 매 강의가 끝나면 관련 연습문제를 풀어서 제출했다. 나는 개인과제 주제를 중국 환율제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中国汇率制度的过去、现在和未来)’로 잡고 수업내용과 기타 참고자료들을 스터디하여 과제를 완성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인해 한화 대비 인민폐 환율이 230원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는데, 환율이 전체 국가경제와 개인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말 뼈져리게 느낀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중국환율제도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선택한 주제였는데, 나름 재미있고 의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80점이라는 성적으로 본 과목을 마무리했다.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