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이학기] 04. 상법 商法

04. 상법 商法

 

1-16, 2학점

화요일 9:50-11:25

육교관(六6A401

뤼춘옌(吕春燕) 교수

 

상법은 강의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교수님의 카리스마가 너무나 인상깊은 수업이었다.공산주의의영향 때문인지 중국은 각계각층에서 여성들의 파워가 세다. 물론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은 전부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고 느낀 상대적인 중국의 모습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여권에 있어서 만큼은 중국이 한국보다 아주 많이 선진국이라는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는 등 가사, 아이를키우는 육아에서 부터 사회에서의 여성활동 그리고 실제 여성활동의 인정 및 성취도에 있어서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남녀가 평등하다. 아니 가끔은 여성들이 더 주류이고 대세인 것 같기도 하다. 2012년세계여성의 날에 세계각국의 여권에 대한 조사결과가 있었는데, 각 국가별 사회고위층의 여성비율에 관한내용이었다. 중국은 약25%, 러시아는 약40%, 일본은 5%로 나온 결과였다.한국은 리스트에 없었다. 아마도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5~10% 내외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춘연 교수님은 바로 옆학교인 북경대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신 분이다. 청화대와북경대는 여러모로 교풍이 상당히 다르고 각기 자기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교류도 많고 이렇게 북경대 출신으로 청화대에서교편을 잡고 계신 분들도 종종 계시다. 우리반에도 학부를 북경대에서 졸업하고 MBA는 청화대로 온 친구가 있었는데, 옛날부터 청화대 농구장이 너무좋아서 부러웠다나? MBA에 입학해서도 공부보다는 농구를 더 열심히한 전형적인 천재스타일 친구였다. 아무튼 여춘연 교수님 얘기로 돌아가서, 교수님은 법을 공부하셔서깐깐하고 조용조용한 스타일이실 거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시원시원하고 거침없이 강의를 진행하셨다. 여자 교수님 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존경심이 우러나게 하는 교수님이셨다.

 

 

 

 

 

 

수업 첫 날 우리에게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법률을 이해하고 기본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강조하셨고, 그렇기에 앞으로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사람으로써 우리 한명 한명이 MBA를 공부한 정도의 수준에 맞는 법률소양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본인은통과기준이 까다롭다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과락할 각오를 하라는 으름장도 빼먹지 않으셨다.  

 

교재는 따로 없었고 주로 실제 판례를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며 판례 및 강의참고 내용을 소책자로 만들어 제본을 해서 학생들에게나누어 주셨는데 아마 MBA 전체 강의를 통틀어 우리에게 가장 많은 핸드아웃을 나누어 주신 분이 아닐까싶다. 매번 번거로우실텐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핸드아웃을 들고 강의실에 들어오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판례는 말 그대로 실제 발생했던 상황들이었고 우리도 나중에 경영을 하다보면 부닥칠 수 있는 상황들이라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최고로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다. 질문들도 많았다. 왜이렇게 판결되지 않고 이렇게 되었느냐?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되냐 등등. 그럴때 마다 교수님은 거의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관련 법규정을알려주시며 속사포처럼 대답을 해 주셨다. 수업이 끝나고도 언제나 학생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개인적인법률관련 상담 및 질문공세를 펼쳤다. 수업 후라 피곤하셨을텐데도 피곤한 기색없이 하나하나 일일이 응대해주시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고, 늘 막힘없이 대답해 주시고 명확한 논리와 판단력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씀하시는모습도 멋있어 보였다.

 

수업은 유익했지만 중국 상법은 내겐 너무나 어려웠다. 내가 그렇게 존경하던 뤼춘옌교수님이었지만, 나혼자 만의 짝사랑이었을 뿐, 시험을 치르고나서 시험성적이 오픈되었을 때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62.간신히 과락을 면하고 상법수업을 마쳤다. MBA 전과목 중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