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이학기] 02. 전략 매니지먼트 战略管理

02. 전략 매니지먼트 战略管理  

 

 

1-8, 2학점

월요일 8:30-11:55

육교관(六 6A403

《战略管理》,金占明编著,清华大学出版社,2006

우웨이쿠(吴维库) 교수

 

전략 매니지먼트 수업은 솔직히 MBA 수업중에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수업은 아니다. 교수님이나 수업내용 등이 대체로 일반적인 내용이었고 특이할 만한 사항도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미국식 MBA 방식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많이 보이는 다른 수업과 달리, 중국 본토의 사례, 고대중국의 전략 등 중국의 상황을 위주로 강의하는 내용은 비교적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겠다.

 

기억에 남는 것은 수업중에 손자병법을 주제로 하여 조별로 매 쳅터를 연극식으로 풀어내는 과제가 있었는데, 반 친구들끼리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발표를 할 때에도 배꼽을 잡고 웃으며 다른 조의 발표를 봤던 기억이 난다. ‘손자병법이야 말로 중국을 대표하는 서양사람들도 인정하는 중국식 전략지침서가 아닌가? 우리조는 용간편(用间篇)’을 맡아 삼국지의 고육계(苦肉计)’ 장면을 인용해 분석내용을 발표했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손자병법을 리뷰해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따로 손자병법 관련 책을 구해 복습겸 다시 읽기도 하였다.  

 

케이스 스터디 중에서는 당시 북경에서 꽤 잘나가던 사천 레스토랑인 메이쪼우똥포眉州东坡관련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 중국은 식문화, 외식문화가 워낙 발달하다 보니 레스토랑 체인사업도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KFC를 예로 들면 한국에는 약 140 (20122월 현재)의 점포가 있지만 중국은 이미 3000 (2010년 현재) 점포를 초과했을 정도로 외식사업의 규모가 방대하다. 전 직장이 푸드서비스 기업이다 보니 자연히 관심있게 수업을 듣게 되었다. 당일 현업에서 일하는 관련 간부들이 직접 강의실로 와서 회사를 소개하고 기업문화와 전략을 발표하였는데, 가격 포지셔닝, 제품 외부 판매 등의 전략 소개도 인상 깊었지만 무엇보다 사천 소세지 등 본인들의 간판메뉴를 직접 가지고 와서 시식하게 해 준것이 가장 좋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중국기업들 중에는 대학들과 스폰서십을 맺고 경영자문을 구하는 기업들이 아주 많았다.

 

전체 성적의 40%는 개인과제로 구성되었는데 기업을 하나 선정하여 3000자 이내로 그 기업의 전략을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나는 졸업 후 스포츠 관련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용품 기업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하이엔드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로컬 기업인 리닝, 안타, 361 등은 중저가 시장을 타켓으로 하여 파이 쟁탈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중에서 나는 리닝을 선정하여 스터디 및 분석에 들어갔다. 솔직히 리닝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마치 나이키에서 약간 변형을 준 듯한 브랜드 표식과 아디다스(Impossible is nothing) 를 모방한 듯한 슬로건 (Anything is Possible) 역시 짜가의 천국 중국이군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중국을 오래 겪을 수록 처음에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놓고 모방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들만의 규모와 경쟁력으로 무장하는 기업들의 면모를 많이 만나게 된다. ‘리닝도 마찬가지로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2000년대 후반에는 무서운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여 2006년에 450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정도에 다다랐다. 중국 어디를 가건 한 집 건너 하나씩 리닝 매장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리닝은 하락세에 들어섰는데, 지나친 확장일로의 경영방침으로 여러가지 내부문제가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 때도 지금도 늘 드는 생각은 바로, 전략이 좋아서 한 기업이 성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기업이 성공했기 때문에 전략이 좋았다고 평가하는 것인지,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때 잘 나갔던 기업도 긴장을 늦추면 언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힘든 시기를 겪는 기업도 꾸준히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인생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전략에 관한 전반적인 스킬과 기본 내용을 이해하면서 본 수업을 마무리 지었다.

 

 

* 종강 후 단체 촬영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