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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이학기] 01. 2학기의 시작

01. 2학기의 시작  

 

시간에도 밀도가 있다고 그랬던가? 지금 돌아보면 2008 8월말 부터 2009 1월 초까지의 시간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밀도 높았던 시간이 아니었나 한다. 모든 것이 새로운 처음 시작하는 중국생활에 하루하루 언어적 충격과 문화적 충격에 정신이 없었거니와 쏟아지는과제를 해 내느라 수면시간은 4시간을 못 넘기는 날들이 많았다. 꼬박밤을 새운 날들도 많았다. 시련은 인간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도 스스로가 참 대견하게 느껴진 첫학기였다.

 

2009년은 나에게는 첫학기와는 완전 다른 의미로 시작된 한 해이다. 바로 새해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남편인 리우멍과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사귄다는 것은 정말평생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일인데, 그 일이 내게 생겨버렸으니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고 인생이라고 해야할까, 운명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내게도 이런일이 생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다.

 

1월 초부터 약 2달간의방학이 시작되었다. 방학동안에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의베스트프랜드 왕칭의 고향에서 난생 처음 중국식 춘절을아주 성대하게 보내고 왔고 마침 북경의 형네집에 다니러 와 계시던 리우멍의 부모님께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갑자기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기도 했다. 시간이 없어서 둘러보지 못했던 북경 구석구석을 다시 돌아보았고 남편과 북경에서 가까운 도시 몇 군데를 배낭여행으로함께 여행하기도 했다. 바쁘고 재미있고 또 행복했던 방학이었다 

 

 

 *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태산에서 리우멍

 

 

그렇게 길고도 짧았던 방학이 끝나고 2 23일이학기가 시작되었다. 이학기는 모든 점에서 첫학기와 달랐다. 일단기댈 곳 없이 혈혈단신으로 생활하던 처음과 달리 심적으로 기댈 곳이 생겨서 전보다 훨씬 안정감있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또 리우멍 친구들과의 교류, 리우멍과의 깊이있는 대화를 통해서 중국사람들중국문화에 대해 전보다 깊이있는 이해가 가능했다. 친한 친구들과 정서적인 교류도 깊어졌다. 왕칭, 허원, 쑨치엔등이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나 달려와 줬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친구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나의 청화대 MBA 이학기는 그런 바탕위에 채워졌다. 

 

 

 

 * 왕칭과 2009년 5월 한국에서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