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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

[김지영 칼럼] [중국 MBA/첫학기] 01. MBA 학위 이수 조건, F반과 I반의 장단점 비교

 

 

 

 

 

 

 

 

01. MBA 학위 이수 조건, F반과 I반의 장단점 비교  

 

내가 이수한 풀타임 MBA를 중심으로 학위 이수 조건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MBA 사무실에서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시간을 안배하여 ‘MBA 인재 양성 방안이라는 설명회를 열고, 여기에서 학위 이수 조건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당일 설명회에서 물어도 되고, MBA 사무실에 찾아가서 담당 교직원에게 문의하면 친절하게 상담해 준다.

 

SEM은 인재양성 목표를 글로벌한 시야, 리더십, 창조의식, 창업정신, 우수한 상도덕을 지니고,시스템 관리 지식과 기술을 장악할 줄 알며, 국가와 세계 경제에 걸출한 공헌을 하겠다는의지를 가진 관리 인재를 배양 하는것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학습목표를 현대적인 관리의 기초 이론지식과 전공스킬을 시스템적으로 장악하고, 경제운행의 일반적인 매커니즘을 이해하며, 각기다른 문화와 배경하에서의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관리 능력을 배양한다. 또 전반적인 전략적 사유능력을 파악하고, 과학적인 결정능력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실제 기업환경에서의 문제발견 능력 제고, 문제의 분석과 해결 능력의 배양으로 하고있다.

 

학습기간은 2년으로 1년 졸업을 연기할 수 있으며 그래도 3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졸업 최소 이수 학점은 54학점으로 그 중 필수과목으로 36학점, 선택과목으로 17학점, 필수과정으로 1학점을 이수 한다.  

 

 

 

 

필수과정은 1학점을 부여하는 학술활동 과정으로 정식 수업외에 교내에서 진행하는 각종 세미나,포럼, 명사강의 등의 학술활동에 10번이상 참여하고 간략한 리포트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원래는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참여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나 후반으로 갈수록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아지고 형식적으로 리포트를 작성하여 내는 경향이 강해졌다. SEM에는 1년내내 유명인들의 강연회가 끊임없이 열렸는데 유명인사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억에 남는 강연회로는 전 영국총리인 토니 블레어의 강연, 내가좋아하는 청도맥주 CEO의 강연, 심각한 장애를 앉고 태어났지만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호주청년 닉의 강연 등이 있었다.

 

내가 재학할 당시에는 논문에 비해서는 간략한 리포트 형식으로 졸업리포트를 제출하였다. 준비기간은 약 3개월에 분량은 2만자이다. 말이 논문에 비해서 간략하지 사실 내가 직접 리포트를 쓸 때에는 외국인 입장에서 2만자에 달하는 내용을 쓰려니 만만치 않았다. 특히 중국어는 언어 특징상 같은 내용을 표현하는데 그 내용이 한국어 보다 길이가 짧기때문에 써도 써도 채워지지 않는 백지가 원망스러웠다. 3학기에는 자기 전공방향에 맞는 지도교수를 선택하고 3학기가 끝나기 전에 졸업리포트의 개요를 작성하여 지도교수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

 

필수과정 중에 2학점을 중국인은 영어로,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어로 이수해야 하는데, 유학생의 경우 구 HSK 8급이상의 성적이 있으면 중국어 수업은듣지 않아도 된다. 나는 면제 대상이어서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영어수업을 청강했는데, 실제 영어수업을 들으면서 솔직히 조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아래에 다시 설명하겠다.

 

본격적으로 수업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 느낀 점을 소개하기 전에 외국인의 입장에서 MBA F반 과정과 I반 과정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혹시 앞으로 차이나 MBA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선택에 조금이나마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결과적으로 이야기 하자면나는 F반 수업을 들은 것을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F반은우선 전체 수업이 중국어로 진행되고, 토론이나 과제, 발표도 100% 중국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언어에 있어서 상당한 자기노력이 필요하고 처음에는 그만큼 고통도 크다. 같은 반 친구들이 1시간이면 할 과제를 나는 3시간 정도 투자해야 완성할 수 있고, 언어적인 한계 때문에 토론이나 발표에 있어서도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집중적인 언어 폭격의 환경이 매우 빠른 시간안에중국어 실력을 향상시켜 주었다. 또한 교수진의 전반적인 수준이 I반보다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하는 교수라고 해도 모국어로 강의하는 것과 영어로 강의하는것은 큰 차이가 있고 본인에게도 중국어로 강의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유리하다. 영어로는 중국어로표현해야 하는 미묘한 표현이나 감정, 의사전달을 100% 하기힘들다. 그래서 교내에서 권위와 연륜이 있고 평가가 좋은 교수들은 굳이 영어강의를 하기 보다는 중국어 강의를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I반의 교수들은 F반 강의를 하는 교수들 보다는 나이가 젊고 거의 대부분 해외에서 유학한 유학파 출신이다.

 

반면 I반은 약 반정도가 여러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 나머지 반 정도가 중국인들이라 그 구성이 다양하고 다양한 문화적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I반에 지원한 중국 친구들은 대부분 졸업 후 외국계회사에서 근무하거나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하는 욕구가강하고 수업시간에도 더 적극적이지만 영어수준에 있어서는 다른 유학생들에 비해 조금 부족한 편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I반에서 중국인들끼리 한 조가 되면 토론때도 그냥 중국어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그중에 소수로참여한 유학생들은 중국어 대화를 못 알아들은 채 그들 위주의 토론을 지켜봐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반대로 유학생들은 처음에는 중국어 실력이 부족한 상태로 I반으로 입학했지만 현지에서 학원을 다니거나 개인과외를받는 등 중국어 공부를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졸업시기에 가까워 질수록 유학생들도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대화하기를 원해 영어 환경의 수업은기대하기 힘들다고 한다.

 

 

 

 

중국에서 중국인과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한국인도 중국인도 둘 다 네이티브가 아닌만큼 왠만큼 영어를 한다해도 한국인은 콩글리쉬, 중국인은 칭글리쉬를 쓸 수 밖에 없고, 발음이나 표현방식도 각자 모국어의 발음 모국어의 사고방식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나도 처음 중국인의 영어를듣고는 당황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당시 가수 를 아냐고 물어보는데, 내 귀에는 계속 루인이라고 들리는 것이었다. ‘루인이 누구지? 폐허라는 뜻인가? 한참 대화가 오가고 나서야 루인이 우리식 발음으로는 레인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고보니 중국친구들은 레인을 다 루인으로 발음하고 있었다. 다른 영어 발음도 유사한 사례가 많았다. 처음에는 내 영어실력과 귀를 의심했지만 나중에는 네이티브가 아닌 이상 서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지내게 되었다.

 

나는 완전 중국식의 교육을 접하고 싶었고 이왕 중국에서 공부하는 만큼 철저히 현지화되고 싶었기 때문에 F반을 선택했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첫학기의 4주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계속 중국어 개인과외를 병행했다. 어쨌든 중국에서 개인교습을 받는 것이 한국에서 보다는 훨씬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맘껏 과외를 받아보고 싶었고 (당시 시간당 약 60 RMB)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 과제를 하면서 작문에 도움이 필요할 때 안그래도 각자 자기 과제 하느라 바쁜 친구들에게 일일이 도움을 청하는것 보다는 과외선생님에게 물어보는 것이 편했다. 매일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과외선생님에게 바로 바로 피드백을 받으니 중국어 실력이 더 빨리 늘어났던 것 같다.

 

 

 

 

 

 

 

 

칼럼니스트 김지영

김지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가 푸드컬처 사업부 소속으로 일하다가 중국 칭화대학교 MBA 과정에 유학 갔다. MBA 과정을 마치고 락앤락의 상하이 현지법인에서 B2B팀장으로 3년간 근무한 뒤 독립해 상하이에서 씨케이브릿지 컨설팅을 설립했다. 저서 : <사막여우 중국MBA 가다>2013.12, 필맥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