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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박지수 칼럼]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의 성장 전략 Plan-B: "얼마면 되니?"

 

 

 

Dongfeng 자동차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프랑스 PSA의 구원투수로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30억 유로 (한화 4조원 가량) 자본 증가를 계획중인 PSA 가 20~30% 에 해당되는 지분을 프랑스 정부와 Dongfeng 자동차에 인수 요청하게 될 전망이라는 소식입니다. 이미 중국 DPCA (Dongfeng Peugeot Citroen Automobile) 합작 회사 파트너인 양측이 더욱 긴밀한 기술 협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 가운데 세계 자동차 시장의 M&A 소식에 계속해서 인수 회사 후보로 거론되는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의 높아진 위상은 실로 놀랍습니다.

 

2012 년 기준 Fortune Global 500 대 기업 리스트에 중국 대표 3대 국유 자동차 기업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SAIC Motor Corp. - 130위, 매출 $67.3B 한화 70조, Dongfeng Motor Corp.- 142위, 매출 $62.9B 한화 67조, FAW Group Corp. - 165위, 매출 $57B 한화 60조) 한껏 부풀어진 몸집을 자랑하는 중에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골치를  앓아오고 있는 이들의 ‘성장 비결’ 에 대하여 지적합니다: 

 

해외 기업의 중국 자동차 시장 진입시 국내 기업과의 합작 회사 설립 (중국 기업이 지분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함) 을 필수로 해 둔 법안을  힘 입고 VW, GM, Toyota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리더들의 “중국 시장 매개체” 로서 이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 돈 방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램과는 다르게 해외 파트너사들은 기술력 노하우의 전수에 대해 극도록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며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들에게 달콤한 이익 분배 외에는 매우 제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법적규제에 대한 줄타기를 고착화 해 오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관련부서 전 장관의  “해외 합작 회사는 중국 자동차 시장 발전의 아편과도 같은 존재이다” 라는 인터뷰 발언이 이해가 되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국유 자동차 기업의 ‘헝그리 정신’ 없는 자체 브랜드/기술력 개발은  Geely나 Great Wall 처럼 정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사유 기업들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중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은 해외 파트너사의 판매 실적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상태에 빠지고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에게 국내 시장 점유율 리드를 내어주며 나날이 심해지는 경쟁 속에서 국유 자동차 기업 브랜드들은 현재 중소형차 부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소수정예’ 국내 브랜드 양산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통해 중국의 ‘현대-기아 자동차’ 를 꿈꾸는 정부는 아직도 100개가 넘는 중국 국내 자동차 브랜드 시장 통합을 위하여 2009년 부터 국유 자동차 기업들에게 국내 중소 브랜드 인수와 합병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방 정부와의 의견 충돌과 고질적인 관료주의적 비지니스 방식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또한 이는 생산력 확장 외에 기술력 증강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에 기여하기에는 벅차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 떠오른 대안이 ‘해외 유수 브랜드 지분 인수’ 입니다. 해외 고급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 디자인 향상 등의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며 이제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업그레이드 수혈에 투자(?) 를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겠지요. 스웨덴 Saab 의 플랫폼을 사들여 자체 브랜드 모델 개발을 하고 있는 BAIC 뿐 아니라 영국 MG 브랜드를 부활시켜 현지와 국내 동시 개발중인 SAIC은 이미 이러한 성장 전략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생산과 판매 전체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질주하고 있는 지금 ‘아시아 물결’ 을 타고 경쟁우위를 점령하려는 해외 기업들은 서로 앞다투어 중국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유럽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지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들 중 대부분이 중국 시장의 후발 주자들인 점을 감안할 때에 투자 자본이 부족한 현실이 미래의 먹거리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해결책으로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에게 지분 인수를 유도하는 해외 기업의 러브콜이 긍정적으로 검토 될 수 있습니다. 절차적으로 까다롭고,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여러 브랜드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힌 실타래를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있지만 중국 국유 기업들에게는 ‘갑’의 입장에서 다양한 옵션을 제시하며 협상을 진행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게 됩니다. 물론 주된 화두는 ‘핵심기술’ 전수가 되겠지요. 

 

2010년 스웨덴 Volvo 자동차를 완전 인수해서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중국의사유 자동차 기업 Geely 의 경우 최근들어 향상된 기술력이 인정을 받으며 자체 브랜드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Volvo 브랜드의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신정부 취임 이후 타격을 입는 중인 럭셔리 시장에서 ‘고성능 다크호스’ 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6년동안 한화 12조 이상의 R&D 투자 비용을 쏟아 붇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비춘 Li Shufu 회장과 경영진은 스웨덴 본사 센터를 기업 전체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며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중입니다. 앞으로의 추이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겠지만 Geely의 성공 케이스는 분명 규모의 크기에서 앞서는 중국 국유기업의 인수 합병 전략에 벤치 마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막강 지원은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국유 자동차 회사에게 계속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존하는 합작회사의 해외 유수 파트너사가 (VW, GM 등) 가시화 되고 있는 중국 국유 기업의 새로운 해외 기업 인수&합병 소식에 불편한 속내를 비추어도 결국 중국에 왔으니 중국 법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이미 정해진 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지요. 

 

지금껏 눈부신 성장을 보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거시경제 정책과 맞물려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루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 임이 분명하구요. 기대를 모으는 앞으로의 5년, 10년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중국 자동차 시장입니다.

 

 


 

칼럼니스트 박지수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 TE Connectivity 아/태지역 본부 - 중국 자동차
 전략 기획실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 이며, 중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News and Insight 블로그(http://blog.naver.com/jisooall/)를 운영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