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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전병서 칼럼] ‘중국형 인재’ 양성해야 한국이 산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미국이 만들었지만 이것으로 떼돈을 번 기업은 중국 알리바바닷컴이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닷컴이 미국증시에 상장을 신청했다. 미국 월가는 알리바바닷컴의 공모규모가 미국 IPO 역사상 최대인 200억달러, 상장 후 시가총액은 19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런데 알리바바닷컴을 키운 것은 미국 돈이지만 이제 떼돈을 버는 것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다. 2000만달러를 투자해 알리바바닷컴 지분 34%를 가진 손 회장은 3285배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이 모든 대박의 배경을 보면 거기에는 거대한 중국 소비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G2로 올라선 중국인의 소비가 세상을 바꾼다. IT, 자동차, 심지어 럭셔리제품에서조차 이젠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중국이다. 중국인의 지갑을 열면 바로 세계 최대 부자가 된다. 미래는 중국과 같이 소비하고(Consumed with China ), 중국을 위해서 만들고(Made for China), 중국을 위해 디자인하고(Design for China), 중국인을 위한 브랜드(Brand for China)가 답이다


1850년간 대륙국가와 운명을 같이 한 한국은 중국문명의 영향권 아래서 생활했고, 대륙의 문명이 서양의 해양문명에 정복당하면서 같이 쇠락했다. 그러나 2차대전 종전 이후 지난 60년간 한국은 대륙이 아니라 태평양을 사이에 둔 해양문명, 미국과 일본과 교역하면서 해양문명 따라가기를 해서 대박을 냈다. 우리 선배들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준 결과다. 1850년간 섬긴 대륙을 버리고 해양을 선택한 지 60여년 만에 한국이 G15로 올라섰다.
 


세상의 큰 흐름은 60년 주기로 순환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제 다시 대륙의 시대가 온 것 같다. 1850년 간의 대륙의 관성에서 벗어나 해양을 선택한 우리 선배들처럼 지금은 지난 60년간 미국과 일본 등의 해양문명 관습에 푹 빠진 한국에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지난 60년간 해온 관습대로 해양세력과 그냥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발상의 전환으로 대륙세력과 궁합을 맞출 것인지를 다시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이젠 군사력에서, 경제력에서 힘에 부친다. 일본은 더 한심하다. 국가 전체 부채가 GDP의 500% 넘는 나라가 미국을 등에 업고 G2 중국과 싸우고 한국과도 대립각을 세운다.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부채국가로 전락한 일본이 지금처럼 무리한 군비확장을 하면 다음 글로벌 금융위기는 G3 일본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요즘 중국 돈의 외출이 무섭다. 중국은 인해전술(人海戰術)이 아니라 돈을 무더기로 쏟아내는 전해전술(錢海戰術)로 치고나온다. IMF의 위기자금 추가 출연에 미국과 유럽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중국은 430억달러의 돈을 주저없이 바로 출연했다. 최대 규모다. 홍콩증권거래소는 런던금속거래소를 사버렸다. 지금 세계 M&A시장의 최대 큰손이 중국이다. 2013년 전세계 조 단위 이상 거래의 뒤에는 모두 중국이 있었다. '중국 돈이 말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G1이 되었을 때 한국이 편안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중국이 잘나갈 때 한국도 벌어야 한다. 조선시대 율곡 이이는 일본의 부상에 대비해 '10만 양병설'을 주장했지만 이를 무시하다 결국 일본에 당했다. 지난 60년간 미국의 영향으로 지금 한국에 차고 넘치는 것이 미국에서, 또는 미국식으로 교육받은 '미국형 인재'들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받는 한국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중국에서 교육받아 중국을 잘 아는 '중국형 인재', 중국통(中國通)들이다. 어떤 기업을 가봐도 중국을 잘 아는 인재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무섭게 다가오는 중국의 부상에 한국이 당하지 않고 제대로 올라타려면 적어도 중국통 인재 130만명은 길러야 한국이 산다.

 

 

 

 

 

 

칼럼니스트 전병서

 

외환은행, 대우증권 리서치, IB본부장/상무,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 등 애널리스트와 IB(투자은행) 뱅커로 25년간 활약했으며,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Wisefn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푸단대 관리학원(박사)에서 공부했고,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국제화, 중국 성장산업 연구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 금융산업지도≫,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 ,≪5년 후 중국≫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