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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금융

[전성민 칼럼] 중국 금융시장의 새로운 솔루션 P2P Lending

후베이 지역의 농부 샹메이공은 현금이 바닥나 씨앗 살 돈이 없어, 그녀는 그 지역의 은행을 찾아가 돈을 빌리려 하였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인터넷 대부 시장 (Peer-to-Peer lending, 줄여서 P2P lending)宜信 (CreditEase) 사이트에 사연을 올렸고 며칠 만에 중국 전역의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50,000 위엔 (한화 약 900만원)을 빌릴 수 있었다. 이자율은 은행보다 높았지만, 사채업자들보다는 많이 낮았다.




금융위기 이후에 상대적으로 신용도 낮은 사람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아졌다. 이런 문제를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하여 해결하려는 새로운 사업모델 P2P Lending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영국의 Zopa, 미국의 Prosper, 한국에는 Popfunding이 대표적인 사이트들이다. 기존 금융기관들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던 고위험 또는 소기업들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빌려준 돈을 띄일 위험이 큰 것도 사실이다.

중국에서 P2P lending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기회가 많다 할 수 있다. 우선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신용 평가가 어렵고 지역이 방대해 신용정보를 관리하기 수월치 않다. 그래서, 기존 금융기관의 대부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은행 입장에서 관리가 수월하기에 개인이나 소기업에 돈을 빌려주기보다 대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중국 정부 데이터에 의하면 4,000 개 이상의 소액 사채 업체들이 있으며 대출금액은 3,700 억 위엔 (한화 약 70 조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사채 업자들의 이자율은 60%에 육박하고 불법 채권추심으로 악명이 높다. 이 중 얼마나 P2P lending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5년 전 시작한 선두업체 宜信 10,000 명에게 대부를 중개한 실적을 거두었다. 평균 이자율은 약 20% 수준이다. 이 회사는 6천만명의 소상공인과 2억 명의 농부들을 목표시장으로 삼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불법 사채시장을 양성화하는 방안으로 P2P lending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P2P lending 분야의 전문가인 Kentucky 대학의 De Liu 교수는 최근 진행 중인 연구에서 P2P lending 사이트 내에서 구축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변화되는 것을 보였다.

Liu 교수는 중국의 한 P2P lending 사이트로부터 2009 1월부터 2010 6월까지 18개월 간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P2P lending 사이트에서의 대부자의 특성, 사회적 활동과 대부 실적에 대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대부자의 나이과 교육수준, 이전 대출 횟수가 높을수록 또 대출자가 투자자와 같은 지역에 있을수록 대출 가능성이 높고 반면, 여성이거나 최근 투자자 참여 빈도가 낮을수록 대출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사회적 활동이 높아 온라인 상에서 친구관계가 많고 인기가 많아 다른 투자자들의 참여가 많을 경우 대출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친구들로 많은 추천을 받을 경우 오히려 대출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일종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P2P lending 사업모델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과연 이 사업모델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가 작동하여 금융기관의 심사기능을 대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집단사고(Group thinking)이 발현되어 심사기능과 무관하게 군중 심리에 기반하여 인기투표 식으로 양극화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될지 이 시점에서 확언하기는 어렵다.

유무선 인터넷을 보급이 중국 전역에 이뤄지면서 금융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저신용 대출자들에게 P2P lending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칼럼니스트 전성민

전성민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IBM과 삼성에서 E-BUSINESS 전략 컨설턴트로 다수의 IT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벤처회사를 창업하여 서울과 산호세에서 일한 경험도 있으며,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경영정보를 전공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컨텐츠 가격전략, 소셜 네트워크, 온라인 게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