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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문화

[권혁태 칼럼] 상하이 장기출장을 통해 느끼는 몇가지

2013년 하반기 생각 정리 2편 (9월-11월말): 상하이 장기출장을 통해 느끼는 몇가지

 

1. 중국 현지에서 일하기: 짜증을 이겨내라. 화내면 지는거.

 

오래된 공산주의 문화, 문화혁명, 단기간의 경제 개발등을 통해 만들어진 중국회사의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때가 있다. 아마도 나는 한국인이고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녔고, 골드만삭스 그리고 Awaken Group에서 일을 해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적지만은 않을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와서 일을 해보면 충격의 연속일 때가 있다. 대학생때 여름 인턴쉽들을 중국 천진, 북경, 홍콩 등에서 했었고, 북경대학교에서도 일년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했었지만 실제로 회사에서 일하는것은 만만치가 않다. 일반화하긴 힘든면도 있디만 대체적으로 일에 대한 책임감, 열정, 시스템이 많이 떨어진다.

 
China’s Three Tallest Towers. Shanghai tower in the middle will become the 2nd tallest building in the world when completed in 2014 only after Burj Khalifa in Dubai.

2. 중국에서 배운점, 시도하고 있는것들, 장기 비전:

 

골드만 일본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 (현재 고급 유럽브랜드와 중국간 유통(logistics) 쪽 중국시장 #1 회사의 중국 사장)가 알려준”How to get things done in China 101″ 조언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1. 기대치와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2. 요구사항을 부분별로 다시 한번 반복한다

 

3. 직원들이 요구사황을 나에게 이해하는 대로 repeat하게 한다

 

4. 모든 내용을 문서화해서 다음번 미팅에 surprise가 없도록한다.

 

Micro-manage하는것 같지만 지금은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는데 목표를 잡고 있고 향후 점차적으로 그들이 주동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일 계획이다.

 

그들의 일에 대한 감사함의 표시, 존중, 신뢰를 조금씩 더하는것과 동시에 전문적인 교육도 제공하면 장기적으로는 변할것이라 믿고있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지는 깨달아 가면서 공유하겠다.

 

중국은 이미 경제규모로 세계 2위이고 또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것이다. 언어, 문화, 생활등 여려면에서 힘들긴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주어진 업무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이후 다른 이머징 마켓까지도 커버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데.나의 인내심이 어디까지 갈것인지. 나도 궁금하다.

 

외국 비지니스 스쿨에서 정립된 이론은 선진국 그리고 대부분 미국식에 맞추어져있다. 이것이 진리이고 표준이라고 배워왔지만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많다. 중국이 그렇고 동남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처럼 앞으로 30년의 글로벌 경제 성장을 주도해갈 나라들에서 미국식이 아닌 다른 방식의 기업경영을 내가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야한다.

 
 
Shanghai The Bund Before Sunset

3. 중국의 각종 오염은 정말 심각한 문제지만 이제 그 범위가 이웃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스모그까지 수출하는 중국..정부 대책 요원 이라는 뉴스를 읽었다. 주요 내용은 중국발 스모그가 한국으로 날아오고, 매우 위험하고 하지만 한국정부는 별로 효과적인 대처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근본적인 요인이 공장, 자동차, 난방 (주로 석탄)에서 나오는 매연이기에 한국 정부에서 제제를 가하기란 외교적으로 매우 힘들것이다.

 

 

지난주 북경에서 만난 북경대 친구가 하는 말이 상황을 잘 정리해준다.

 

혁태: 내가 2008-09년에 북경에 있을때 보다 대기오염이 더 심해진것 같아. 보통 사회가 발전하면 이런것들은 좋아지는데 왜 그런걸까?

 

북경대친구: 이게 해결될 일이었으면 벌써 해결됬어. 중국의 모든 고위 지도자들이 북경에 사는데 그들이라고 이런 공기를 마시고 싶겠니? 자동차는 점점 늘어나고 사막은 점점 넖어지고 이건 정부가 노력해도 힘든 수준이야. 하루이틀안에 해결될 일은 아니야.

 

혁태:  음… 그래 (중국정부관료들이 뇌물을 받고 제대로 공장들의 환경오염을 눈감아 준다는건 많이 알려진 사실. 정부가 공장들 관리를 더 타이트하게 하면 어느정도 해결될텐데라는 생각은 하지만 친구에게 직접 말하긴 그렇다.  )

 

중국 북방쪽에서는 정말 심각한 스모그가 지난 겨울부터 자주 발생하는데 이건 시스템적인 문제이기때문에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을것이다. 대신 청정지대, 친환경 식품, 상품, 시설등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날것으로 보고있다.

 

중국의 대기오염 영향을 한국정부가 외교적으로 중국을 잘 설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지도부가 그들도 북경에 살기때문에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더욱 궁금하다.

 

삼성 경제 연구소의 2013년 10월 8일 “2014, ‘어제의 중국은 없다” 리포트를 보면 환경전쟁과 사업 기회에 대해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신기한건 80년대 서울과 지금의 북경의 상황이 매우 닮아 있다는것.

 

 

 

2013년 베이징 하늘은 20년 전 서울과 많이 닮았다. 1988년 올림픽 개최 무렵, 서울대기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당시 한국의 환경문제가 심각했던 이유는 1)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발전, 2) 급격한 도시화, 3) 소득수준 향상과 더불어 승용차 보급이 급격하게 상승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의 1인당 GNI가 5,500달러로 현재 중국 수준과 유사하다.

 

한국 환경대란의 전환점은 1988년 서울올림픽 무렵이다. 정부의 환경정책과 소비자태도의 대전환이 시작된다. 올림픽 전후로 조성된 소득수준·성장정책 전환·이벤트·글로벌 환경, 이 네 가지 요인이 친환경정책 촉매로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전환이 정부부문과 가계부문에서동시적으로 확산되었다. 정부가 먼저 본격적으로 환경관련 투자 증액에 나서게 된다.

 

1980년 환경예산은 전체 정부예산의 0.1%에 불과했으나, 1990년 0.4%, 2000년1.0%로 꾸준히 상승하였다. 85년 이후 10년 동안 정부의 환경관련 투자는 연간36.9% 증가하였으며 총액으로 13.6배나 급증하였다. 이는 동 기간 정부 예산의 4.9배 증액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다.

 

또한 소비자는 친환경 소비성향 강화, 환경파괴 기업 배격운동을 확산시키면서 사회와기업의 환경투자를 가속화시켰다. 이러한 정부와 민간부문의 환경개선 노력으로 서울의대기오염수준은 올림픽 이후 10년 만에 1/3수준으로 개선되는 성과가 나타나게 된다.

 

결국은 투자, 시간과 노력을 하면 이 문제는 점차 해결될것이다. 비지니스를 하는 나에게는 이런 큰 트렌드가 어마어마한 사업기회가 될것이라는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많은 트렌드를 적고 있지만 나처럼 개인이 할 수 있는 사업군은 아니다. 내가 대체 에너지를 공급할것도, 전기차를 만들것도 아니고. 하지만 작게는 실험해 볼 만한것들이 있고 해보면서 배워나갈것이다.

 

IV. 투자 아이디어: 환경전쟁, 중국의 3차 산업혁명

 

2013년 하반기 들어 시진핑-리커창 신지도부는 중국 환경개선을 위한 총력적인 투자와 구조개혁 계획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시진핑 신지도부에게‘환경개선’은 구패러다임의 퇴장과 신성장산업의 육성이라고 하는 구조재편의 핵심으로서 중국이 3차 산업혁명(제러미리프킨이 논하는 재생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중심산업)으로 진입하는 과정임을 의미한다. 중국의 환경전쟁은 비가역적이고 강력한 추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최악의 환경은 최대의 기회’일 수 있다. 중국이 직면한 최악의 환경대란은 역설적으로친환경산업의 좋은 기회이자 전통산업의 구조조정, 환경관련 소비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로 연결될 것이다. 산업적으로는 신에너지 밸류체인의 성장을, 소비적으로는 안전을 중심으로 한 well-made 제품수요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환경산업테마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요즘엔 거의 2주마다 출장이 있어서 몸도 피곤하고 교통에 쓰는 시간이 꽤 많아졌다. 그래도 젊을때 이런 생활을 하는것이 이후에 좀더 편하게 사업하는 기반이 되길 바라며. 이후에 또 생각들을 정리하여 하반기 3부를 올리도록 하겠다. 우리 모두 화이팅!

 

 

칼럼니스트 권혁태


캐나다 퀸즈대학과 중국 북경대학에서 경영학과 중국어를 공부했다. 졸업 후 골드만삭스 도쿄 및 싱가폴에서 근무하였으며 2008년부터 Business Tianjin 이라는 중국경제잡지에 글로벌 경제와 중국경제 현황에 대하여 매월 영어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 여행을 다니며 현지의 문화,역사,음식,사람들과 마주하여 느끼는 것을 글로 담아내기를 즐기며, 급현하는 중국의 변화에 주시하고 있다. (현재 개인 블로그 운영중 http://hyuktae.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