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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문화

[신동원 칼럼] 중국에서 MBA를 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중국에서 MBA를 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 중국 MBA교실 들여다보기"


 

중국 MBA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일반적으로, 풀타임 MBA 과정은 30대 초반 연령의 젊은 층이 다. 직장 경험 3년 내지 5년 차 경력을 가지고 있고,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다가 온 학생들이다. 중국인 학생의 비중이 70%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풀타임이 어렵다면,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는 Executive MBA가 있다. Executive MBA는 평균 연령이 39세 정도이고, 다국적 기업의 디렉터급 정도의 커리어가 많다. 직장 경력으로 치자면 15년 내외의 경력자들이다. 회사가 스폰서를 해 준 경우도 있지만, 개인 투자로 참여한 사람들이 더 많다. 수업도 빡빡한 편이고, 과제도 많다. 수업이 없는 동안에도 조모임이 수시로 이루어진다.


 

아이러니하게, EMBA 과정이 MBA 과정보다 비싸다. 이유는 간단한데, 함께 참여한 학생간의 네트워킹에 더 무게를 두는 a파트타임 EMBA 과정은, 수업료가 비쌀수록 좋은 네트워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명문 대학들은 수업료를 해마다 인상하고 있고, 그럴수록 더 좋은 학생들이 들어오는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중국어로 진행되는 과정일수록 중국 로컬 기업이나, 언론인, 정부 인사의 비중이 높다. 영어로 진행되는 과정에는, 전형적인 해외파 혹은 영어가 자유로운 젊은 디렉터들이 많다. 중국 MBA를 선택함에 있어서, 목적을 어디에 둘 지에 따라서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중국 MBA, 그만한 가치가 있나?”


 

중국 MBA는 더 이상 싸지가 않다. 수업료는 이제 미국과 거의 비슷해지거나 오히려 역전 되고 있다. 환율의 상승도 있지만, 그만큼 중국 MBA에 대한 수요가 늘어서이다. MBA도 5천 만원 이상은 되고, EMBA는 9천 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TOP10 MBA는 미국 대학들이 주름잡고 있다. 워낙 커리큘럼이 좋은데다가 그 동안 축적된 동문들의 가치가 크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굳이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이 중국에 와서 수업을 듣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가치, 엘리트 중국인들과의 네트워킹 때문이다.


한 번은 중국의 모 대표 인터넷 기업과 로마에서 웍샵이 있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클래스메이트였다. “어? 너 여기 왠일이야? 언제 이 회사로 옮겼어?” 서로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찮게 같이 공부했던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덕분에 역시 복단대를 졸업한 다른 디렉터 2명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그들과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었다. 네트웍이 비즈니스 결과를 담보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건, 서로가 서로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지고, 상호간에 막연한 신뢰와 친근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달려있다”

중국 MBA가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철저히 ‘자신에게 달려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 누가 나에게 ‘중국 MBA출신’이라는 명함을 주지는 않는다. 또, 단순히 중국 MBA를 했다고 비즈니스가 잘 될 이유도 없고, 소위 ‘중국통’이 될 수도 없다. MBA는 ‘실전 경영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일 뿐,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


 

공부를 원하면 잠을 줄여가며 충실한 수업준비와 발표를 해야 할 것이고, 언어를 원하면 영어 과정이라도 따로 중국어를 준비해야 한다. 흔히, 졸업 후 막연하게 중국 안에서 직업을 갖기를 원하지만, 중국어가 안되면 쉽지가 않다. 기업 입장에 서면 왜 그러한지 답이 보일 거다.  바쁜 수업을 뒤고 하고, 잠을 줄여서라도 중국어를 따로 준비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네트워킹이 목적이라면, 중국 친구들과의 파티에 자주 참여하고, 개인적인 교류와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게 설사 당장의 비즈니스 목적이 없더라도, 이렇게 쌓인 인연은 한국의 학연처럼 다소 맹목적이고 다소 순수한 인맥이 된다.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고, 설사 직접적인 인연이 아니더라도, 이 친구들을 통해 좋은 네트웍을 소개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칼럼니스트 신동원

 

인터넷 업계에서 15년을 보냈다. 200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중국지사장으로 부임한 후 현재까지 8년여의 중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워싱턴대-상해 복단대 Executive MBA를 졸업하고, 2009년 LG유플러스를 거쳐 2010년에는 네오위즈차이나의 법인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중국의 모바일 CEO 모임인 ‘장성회(Great Wall Club)’의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참돌, 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