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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박지수 칼럼] 신차 판매대수 제한 정책 - 중국 브랜드 죽이기

 

 

중국 신정부의 자동차 시장 지원 정책 변화는 국내 브랜드의 '성장'과 '성숙'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합작 회사의 해외 브랜드 매출 또는 정부 보조금/지원금에 의존해 '보여지는' 판매 대수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들과의 적자생존 경쟁에 과감히 국내 브랜드들을 내몰며 자연스럽게 인수/합병을 유도하고, 자체 기술력을 증강시킬 수 있도록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속내이겠지요. 
 

한편 해외 브랜드에게는 까다롭고 불리한 요구 조건을 내세워 (합작회사 신규 사업 설립/확장 허가 제한, Own Brand를 통한 기술력 전달/공유 필수화, 정부 차량 구매 리스트에서 해외 브랜드 제외 등) '지속적이지만 제한된 성장' 만을 허용해 국내 기업들에게 벌어진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게임룰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이쯤이면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확실히 드러나게 되는 시장의 판도이지만 떠오르는 변수는 신차 판매대수 제한 정책입니다. 09-11년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정부의 지원하에 연간 30%에 육박하는 고속성장을 해 오던 중에 생긴 문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난 심각한 환경 (공기) 오염과 교통 체증 입니다. 외국 자본 유치와 국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바꾸어 생각해보면 세계 경제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이슈 일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 매우 커다란 불편을 초래하는 골치아픈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 정부는 장기간에 걸쳐 해결책으로 전기차 개발에 많은 자원을 쏟게 되고, Shanghai (2001년), Beijing (2011년), Guiyang (2011년) 이 우선으로 신차 판매 대수를 제한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신차 판매대수 제한은 지방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으로 방법은 크게 추첨 (Beijing - Lottery) 과 경매 (Shanghai - Auction) 형식이 있습니다. 매달 2만대의 Quota 를 기준으로 당첨인에게만 새차 구입이 허락되어지는 Beijing 에는 140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전월 탈락시 연속 신청 가능) 참여해서 '기약없는' 기다림의 연속이 되는 추세이고 (현재 인구 2천만명, 등록차 520만대 추정), 경매 입찰 방식을 채택한 Shanghai는 (현재 인구 2천 300만명, 등록차 240만대 추정,매월 9천개 번호판 기준) 새차 번호판 가격이 인민폐 9만원 (한화 1천 500만원) 을 뛰어 넘어 왠만한 소형 차량보다 비싸진 괴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투자/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번호판 구매 희망자까지 넘쳐나 가격 거품은 쉽게 가라 앉질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작년 7월부로 최근 5년간 연간 자동차 등록수 19%의 성장을 해온 Guangzhou 가 (인구 1천 600백만명, 등록차 250만대 추정) 네번째로 신차 판매대수 제한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매월 1만대 기준), 중국 전역에 걸쳐 정책확산이 예상 되고 있습니다. 준정부기관 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의 발표에 따르면 사정권에 있는 8개의 대도시들은 Tianjin, Shenzhen, Hangzhou, Chengdu, Shijiazhuang, Chongqing, Qingdao, Wuhan 으로 모두 시행할 경우, 약 40만대 (2013년 중국 예상 판매 2%) 의 판매대수 감소가 예상 됩니다. 이들 중 Shijiazhuang, Tianjin, Wuhan 이 정책 시행에 관련한 사전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여져 법률 공식 시행은 시간문제라고 여겨집니다.


신차 판매대수 제한 정책은 직결되는 결과 - 시행 도시의 판매대수 감소 - 보다 더욱 커다란 '나비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1. 소비 심리 불안을 자극해 구매 의사/결정을 빠른 시일내로 앞당길 수 있습니다.
    2. 차량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지금 한 번 뿐일 수 있는' 구매 기회를 고려해서 인지도가 높고, 품질과 서비스에서 확실히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해외 브랜드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으며, 해외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격이 중국 국내 생산된 entry model 의 경우 예상치보다 상당히 낮을 수 있다는 점 (중소형 세단으로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 다수 진출) 또한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차량 구매 파이낸싱 플랜 옵션과 함께 성장중인 중고차 시장 또한 'Resale Value' 를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다시금 중국 브랜드를 구매
우선순위에서 밀어내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확실한 Value Propositioning 이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시장경제의 당연한 논리일 수 있겠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중국이 자체 개발한 굴지의 자동차 기업을 만드려는 의지가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꺾일 수 있다는 점은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위험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2013년 전반기에 41개의 산업군 중 제조 영업 이익 1위를 (전체 9%, 한화 40조) 차지한 부인할 수 없는 대표

사업 자동차 시장. 성장통을 단단히 겪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에게는 '과잉 보호'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부득불한 해외 브랜드 구매 촉진의 '시장 논리' 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칼럼니스트 박지수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 TE Connectivity 아/태지역 본부 - 중국 자동차
 전략 기획실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 이며, 중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News and Insight 블로그(http://blog.naver.com/jisooall/)를 운영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