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잠자던 중국증시가 잠에서 깨어나 폭발적인 위력을 보인다. 지난 11월부터 외국인들도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는 후강퉁제도가 실시되었지만 한국이 중국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관망하는 사이 중국증시가 속등했다. 이미 중국증시는 최근 4개월간 37%나 상승했다.
중국의 지수상승도 상승이지만 드라마는 거래대금 폭발이다. 11월28일 중국증시는 1일 거래대금이 7104억위안, 한화 126조원으로 세계증시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증시의 역대 최고기록은 2007년 7월26일 미국의 일거래대금 995억달러, 6100억위안이었다. 28일 중국의 1일 거래대금은 미국 최고기록보다 1000억위안, 18조원이나 더 많았다. 미국의 요즘 일평균 거래대금은 250억달러에 불과하고 한국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대에 그친다.
그런데 12월3일 중국증시의 거래대금은 다시 9148억위안, 165조원을 넘어섰다. 이번주 신규계좌 개설수도 58%나 늘어났다. 펀드계좌수도 2007년 11월 이래 신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은 지금 주식계좌가 1억3908만좌, 펀드계좌가 1억1307만좌에 달한다. 증시상승에 힘입어 펀드시장도 급등하고 있다. 중국의 펀드수익률을 보면 상위 톱5 펀드의 수익률이 62~82%나 된다.
중국증시 급등은 부동산가격과 금리하락에 힘입은 바 크다. 최근 10년간 중국 부동산은 6.6배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가 3%에 불과했기 때문에 중국의 돈은 모조리 부동산으로 몰려갔다. 그리고 제조업에서 과잉설비와 과잉재고에 돈이 잠겼다.
그런데 지난 1년반 동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대책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자 시중 유동성의 흐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성장률 7%대에 물가상승률 2%를 더한 수준보다 더 높은 12%대 통화량증가율을 유지해 시중자금에 여유를 가져와 금리하락을 유도했다. 그 결과 한때 15%까지 올라간 콜금리가 3%대로 떨어졌다. 증시 대세상승의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증시 개장 이후 중국은 8차례 주가상승이 있었다. 평균 지속기간은 13개월, 상승폭은 216%다. 중국증시는 이제 9번째 주가상승기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금흐름의 변화와 정부의 증시 육성 의지 등 중국증시를 둘러싼 여건의 변화를 감안하면 이제 겨우 4개월간 37% 오른 중국증시는 아직 상승의 초기국면에 있다.
중국은 후강퉁에 이어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를 연결하는 선강퉁을 준비 중이며 MSCI지수 편입도 추진하는 등 외국기관에 자국 증시 개방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시진핑정부의 1단계 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금리하락 그리고 수급개선 등 증시 강세전환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7년간 하락한 증시는 상승탄력도 클 수밖에 없고 시장개방 후 MSCI지수에 편입되면 중국주식의 비중확대는 불가피하다. 또한 주가가 상승하면 편입할 금액이 계속 늘어나고 이것이 다시 주가상승을 유발하는 구조가 나올 수 있다. 중국 사회보장기금과 보험사들 그리고 QFII기관들이 대거 초대형주와 블루칩을 사들이는 것은 블루칩의 선취매 성격이 강하다.
강세장의 초기국면은 유동성이 좋은 대형주가 주도하고 다음은 실적주며 마지막은 테마주다. 증권·은행·보험주와 같은 대중주의 급등이 지금 중국시장의 단계를 말해준다. 지난 20여년간 외국인에게 휘둘리기만 한 한국투자자들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강퉁제도를 통해 이제 중국시장에서 그간 배우고 갈고닦은 실력을 보여줄 때다.
'검의 고수'에게 칼로 덤비면 죽는다. 제조대국, 세계의 공장 중국에 제조업으로 덤비면 결국 언젠가는 당한다. 한국 삼성전자가 휴대폰에서 이미 당했다. 한국은 이미 3교대의 덫에 걸려 제조업은 한계에 직면했다. 제조업이 힘들어진 지금 여의도의 금융이 나설 차례다. 제조업 공동화와 3% 성장도 힘들어하는 한국경제에 중국산업과 기업을 죽어라 연구해 10배 갈 종목을 골라내는 프로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새로운 한국의 국부를 창조하는 애국자다. 7년 만에 드디어 물이 들어왔고 이젠 배를 띄울 일만 남았다. 여의도 프로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칼럼니스트 전병서
외환은행, 대우증권 리서치, IB본부장/상무,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 등 애널리스트와 IB(투자은행) 뱅커로 25년간 활약했으며,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Wisefn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푸단대 관리학원(박사)에서 공부했고,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국제화, 중국 성장산업 연구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 금융산업지도≫,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 ,≪5년 후 중국≫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중국 경제금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병서 칼럼] 코끼리도 날아 다니는 장세, why? (0) | 2015.01.12 |
---|---|
[전병서 칼럼] 중국증시, 7년만에 돌아온 “불의 전차”? (0) | 2015.01.08 |
[전병서 칼럼] 중국의 ‘실크로드’에 투자하라 (0) | 2015.01.02 |
[전병서 칼럼] 중국 부동산, 블붕괴인가 조정인가? (0) | 2014.10.06 |
[전병서 칼럼] 아리바바는 왜 중국이 아닌 미국에 상장할까? (0) | 2014.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