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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금융

[전병서 칼럼] 한국의 “거부(巨富)”는 중국이 만든다

 

 

 

 

한국의 3대 주식부자는 삼성전자 이건희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회장이다. 그런데 이들을 한국 3대 주식부자의 반열에 올려준 일등공신은 핸드폰, 자동차, 화장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일등공신은 “중국”이다. 지금 핸드폰, 자동차, 화장품의 세계 최대시장이 중국이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회장의 재테크가 화제다. 작년 말 이래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이 2배가 늘었다. 중국사업과 면세점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2분기에만 69%가 늘었다. 중국의 2013년 해외출국관광객수는 9,819만명으로 18% 증가했고 인당소비금액은 1,287 달러로 27% 증가했다. 작년 한해 한국에 온 중국관광객은 432만명으로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인당소비금액도 2,272달러에 달해 일본관광객의 990달러의 2배가 넘었다.


중국 관광당국은 2014년에도 16%증가한 1억1,400만명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인당소비액은 18%증가한 1400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화장품수요와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의 면세점 화장품수요가 한국의 3대 주식부자를 탄생시킨 것이다.


프랑스가 “날아다니는 호텔”이라는 별명을 가진 최고급 비행기 A380을 처음 띄운 곳은 프랑의 드골 공항도, 세계의 허브공항인 미국의 뉴욕공항도 아니었다. 바로 중국 북경의 수도공항이었다. 연간 1억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해외여행가는 나라도, 한번에 550명이 탈수 있는, 대당 4700억원하는 최고가 비행기를 한꺼번에 몇 십대씩을 구매하는 나라도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시진핑 중국주석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면서 프랑스와 180억 유로(약 26조7100억원)의 대규모 투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중국은 에어버스사로부터 중대형 비행기를 한방에 총 70대 100억 달러(약 10조7500억원)어치를 구매했다. 지금 중국의 구매력이 이 정도다.


지금 중국에서 1등이면 세계의 1등인 시대가 왔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중국의 1000-2000위안짜리 핸드폰인 “샤오미 쇼크”에 빠졌다. 세계 최대 핸드폰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대수에서 샤오미가 14%점유율로 12%의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저가 핸드폰 돌풍에 삼성전자는 고가폰의 판매정체와 재고부담으로 분기당 10조원대를 웃돌던 영업이익이 2분기에 7조원대로 추락했다. 외국인의 순매수로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근접하는 데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속락했다.


티코 140대 판 회사와 벤츠 120대 판 회사를 두고 판매대수에서 티코가 많다고 티코가 벤츠를 이겼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당 1000-2000위안하는 샤오미 핸드폰과 대당 4000-5000위안하는 삼성전자 핸드폰의 매출액기준 점유율은 샤오미가 14%라면 삼성은 36%다. 그러나 “샤오미 쇼크”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세계1등, LCD세계1등 하는 세계 최대 IT기업 삼성전자가 샤오미에게 쇼크 받았다기 보다는 “중국 쇼크”다.  이번 삼성전자의 샤오미 쇼크는 증권시장이 세계 최대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알리는, 증시가 삼성전자에 보내는 경고장이다. 


“아라비아인은 싼 것”을 최고로 치고 “유태인은 고급품”을 최고로 치지만 “중국인들은 싸지만 고급”인 것을 최고로 친다. 핸드폰시장에서 “가격대비 성능최고”인 샤오미가 바로 중국인의 소비습관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제품이다.


최근 30년간 미국주도의 세계경제하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 화두였고 여기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나 기업은 몰락의 길을 걸었고 여기에 발맞춘 나라와 기업은 대박을 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화두는 역-글로벌라이제이션, 지역화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는 “아시아의 중국화”, 소위 “차이나이제이션(Chinaization)”이다. 아시아에서 성장과 부(富)의 축적은 중국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한국의 3대 주식부자의 재테크 비결도 크게 보면 중국이다. 지금 아시아에서 거부가 되는 길은 중국을 어떻게 엎어 치기 하는가에 달려 있다. 과거 40년간 한국 최고의 재벌은 “일본통(通) 회장님”이 있는 그룹이었지만 미래 40년 최고 재벌은 “중국통(通) 회장님”이 있는 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칼럼니스트 전병서
외환은행, 대우증권 리서치, IB본부장/상무,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 등 애널리스트와 IB(투자은행) 뱅커로 25년간 활약했으며,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Wisefn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푸단대 관리학원(박사)에서 공부했고,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국제화, 중국 성장산업 연구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 금융산업지도≫,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 ,≪5년 후 중국≫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