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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인터넷 모바일

[전병서 칼럼] 모바일 왕국, 중국을 다시 보라!

 

 

 

고령화는 IT와 자동차산업의 적이다. 유럽과 일본이 허우적거리는 것도 고령화 때문이다. 미국도 이젠 위험하다. 금융위기 이후 아메리칸 드림이 깨지면서 전세계 똑똑한 젊은이들의 이민으로 유지되던 젊은 인재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애는 줄고 개(犬)만 늘어나는 나라, 고속도로에 트럭은 줄고 승용차만 늘어나는 나라, 더 이상 남은 돈이 없어 집을 담보로 역모기지론으로 연명하는 나라, 스마트폰이 안 팔리고 자동차가 안 팔리는 나라는 투자하면 안될 나라다. 고령화, 산업동공화, 부채버블의 시대에 정보화와 유통혁명에 뒤지면 대책이 없다. 유럽과 일본이 전형적으로 이런 상황이고 한국도 이를 따라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지금 세상은 휴대전화를 장악한 자 세계를 장악한다. 휴대전화는 세상을 연결하는 창구이고 TV, PC, 게임, 오디오, 데이터를 모두 잡아먹는 불가사리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TV, PC, 게임기가 아니라 휴대전화가 장악했다. 안드로이드로폰 OS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욱일승천이고 사람들의 손바닥을 장악한 애플은 세계최대의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가 되었다. 애플을 이긴 삼성은 IT하드웨어 업계에서 세계 최대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되었다.

 

차는 정보를 찾으러 가는 수단이고 휴대전화는 찾은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미국은 자동차로 융성했고, IT로 일어섰다. 세계최대의 자동차 시장, 정보기기 시장이 미국이었다. 결국 정보를 쥐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그런데 지금 이런 정보산업에 변화가 생겼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은 연간 2000만대의 차가 팔리는 중국이고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시장은 12.7억명의 가입자가 있는 중국이 된 때문이다.

 

제조대국 중국을 이젠 12.7억명의 휴대전화 가입자가 만들어내는 신시장, 신상품, 신서비스로 다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야후, 유튜브, 아마존, 구글, 페북, 애플 등 미국 정보산업의 스타들은 모두 정보화시대에 태어나 디지털기기로 길러진 디지네이브들이다. 디지털은 0,1이고 이는 중국인의 사고에 박힌 음양이론이다. 야후의 창업자 체리 양, 유튜브의 창업자 스티브 첸도 모두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의 디지털 DNA도 만만치 않다. 중국에도 이젠 미국에 버금가는 디지네이브들이 등장할 차례다. 중국의 5.7억 네티즌과 12.7억 정보 유목민들이 만들 변화가 무섭다.

 

중국이 이젠 차와 IT로 정보를 유통하고 서비스를 한다. 인터넷 시대, 모바일 시대는 가입자수가 힘이다. 메칼프의 법칙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힘은 가입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거대한 네트워크에 올린 앱과 콘텐츠를 만들 디지네이브들이 힘이다. 중국에서는 미국서 공부한 중국인들이 정부가 외풍을 막아준 본토시장에서 공룡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바이두닷컴의 리옌훙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정보화시대에는 디지네이브 수가 경쟁력이었다. 지금 중국에서 주민증은 휴대전화다. 휴대전화 없는 사람은 살아도 산 인간이 아니다. 네트워크의 힘은 가입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산식에 따르면 미국 인구 3억, 중국의 모바일 인구 12.7억이면 네트워크에서는 9억대 161억의 싸움이다.

 

한국의 SNS업체가 일본에서 성공해서 대박이라고 하지만 일본 인구라고 해봐야 1억이 좀 넘는 수준이다. 진짜 대박은 12.7억명의 중국을 엮는 것이다. 42세의 광둥출신 마화텅이 세운 10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중국 온라인업체 텅쉰이 좋은 예다. 지금 중국에서 최대가입자를 가진 텅쉰은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정보산업에서 미국은 구글과 페북이지만 아시아는 중국의 텅쉰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만큼 중국을 잘 아는 나라가 없다. 한국은 스마트폰 팔아 대박을 냈지만 이젠 휴대전화도 글로벌한 i(nternational)-폰이 아니라 중국인에 특화한 c(hina)-폰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또한 미국이 '웹의 시대'를 열었지만 중국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세계최대 규모의 '앱 시대'를 열 판이다. 한국이 중국인의 습관과 문화가 잘 체화된 앱을 만들어 팔면 대박이다. 하드웨어 개발에 목숨 건 한국의 IT산업도 이젠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의 디지네이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개발하고 만들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왔다.

 

 

칼럼니스트 전병서

 

외환은행, 대우증권 리서치, IB본부장/상무,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 등 애널리스트와 IB(투자은행) 뱅커로 25년간 활약했으며,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Wisefn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푸단대 관리학원(박사)에서 공부했고,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국제화, 중국 성장산업 연구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 금융산업지도≫,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 ,≪5년 후 중국≫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